어제 Black Hawk Down을 봤다.

개인적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들어 내는 영상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 허접스러운 내용의 G.I. Jane - 아아...이건 내 개인적으로 불만이라는 얘기지 - 을 보면서도, 마구 잘려나간 한니발을 보면서도 그 영상만은 인정했다.

뭐 다들 대충 아시리라 믿는바이지만, 이 영화는 전쟁영화다.
전쟁영화...라는 단어에서 떠올려지는 image가 80년대에 유행하던 Rambo, Commando라면 할 말이 없다.
음냐. -_-;

철저하게 전쟁의 잔혹함을 말하고 있는 - 까놓고 말해서 전쟁이라는게 사람을 죽이는 것을 전제로 하는거 아냐 - Apocalypse Now, Full Metal Jacket, Saving private Ryan 등 영화들.
Saving...에서는 막판에 'Stars and Stripes'가 지나치게 크게 close up되는 바람에 구토증을 일으키긴 했지만 - 난 왜 미국 국기만 보면 구역질이 나는 것일까 - , 전쟁이 얼마나 사람을 황폐화 시키는 것인지 정도는 대충 감잡았던것 같다.
Full Metal Jacket 에서는 대원들이 미키마우스 노래를 부르며 행군하는 마지막 Scene에서 숨이 턱 막혀버렸다.

정치적으로 어떻고 그 안에서 인간성이 어떻고...이러건 잘 모르겠다만.
결국엔 승자는 아무도 없는 싸움이란거.
전쟁의 와중에 인간이란것은 그저 살인기계일 뿐.

Black Hawk Down에서도 마찬가지의 어휘가 반복될 뿐이긴 하다.

그.치.만. 제작자도 미국넘. 감독도 미국넘(정확하게는 영국넘).
소재 자체도 미국의 싸움.(아니 미국이 개입한 다른 나라싸움)
온통 미국으로 도배된 영화에서 이런 대사가 튀어 나온다.

"니네 미국새끼들이 잡으려고 하는 XXXX장군을 잡는다고해서 이 전쟁이 끝날것 같냐? 이건 애시당초에 우리 싸움이었어. 너희가 끼어들 싸움이 아니란말이다."

졸라게 더운 소말리아까지 가서 작전수행하는 delta부대니 ranger들이 무슨 죄냐 말이다.
전세계를 주무르는 높은 양반들이야 걔네들 보내놓고 뒤비져서 테레비로 중계방송 볼거 아냐 또 걔네들 거기서 작전수행하다가 죽어나가는거 보다는 국내 여론에 더 민감하게 신경쓸 거 아니냐...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젠장.

사실 개봉날 먼저 보고와서 spoiler되고 싶지는 않다.
그냥 '2시간 전쟁터에 다녀와야겠다' 라고 맘먹고 보러가시면 될 듯 하겠다.
아참! 그 미국의 오만함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키시는 분들이라도 시청에 무리가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