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요새 영화 얘기들만 늘어놓고 있는데 여기엔 몇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1. 요즘 멍하게 현실 도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시험은 점점 공포스럽게 다가오고 있는데 모의고사 성적은 여.전.히. 형편없고. 대가리엔 무슨 필터를 끼워놨는지 수업을 듣는 족족, 밑줄 박박 그으면서 외워도 바로 까먹는다. 그러니 자신의 돌대가리를 한탄하며 스스로 현실 도피 모드로 돌입 할 수 밖에.
2. 여름 감기에 걸려버려서 컨디션이 바닥상태다. 물리시간에 배우는 전자의 그 바닥상태를 생각한다면... 뭐 비슷하겠군. 훌쩍. 요새 유행하는 감기에는 두통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섞여있는 탓인지 뒷골은 지속적으로 뻐근하다. 대충 이런 상태다 보니 깨알같은 글자들이 새겨진 수험서만 바라보면 두개골이 두 쪽 날 것처럼 아프다. 결국엔 머 영화나 죽치고 앉아서 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아싸 핑계 죽이네.
3. 위의 두가지 원인이 씨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복합적으로 머엉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데, 짐짓 머엉한 상태 유지를 원하는 나에게 그 지속성을 늘려주는 유용한 두가지 장치는 음악과 영화다. (내 경우엔)

여하튼.
어젠가 그젠가, 멍하게 케이블 채널 서핑하다가 근육맨 형님 -_-; 주연의 1987년 B급(?) 영화 "런닝구맨"을 발견. 약 20여분 지켜봤다. 뭐 역시나 이내 잠들고 말았는데, 잠자는 내내 영화속 스토커들에게 쫓기는 악몽에 시달렸다.

역시 뛰는건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