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윗 사람을 모신다는게 얼마나 힘들며, 동시에 아주 하찮은 부분까지 세심해야 하는 일인지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요점은 오히려 간단하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부터 공경하지 않으면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한다. 흡족하게 모시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저 어차피 치러야 하는 가족 모임이기 때문에 허울 좋게 왔다리 갔다리 하는건 본질적으로 이혼당하기 싫어서 치른다는 이른바 의무방어 빠굴 한 판과 다를게 없다는거다. 이미 오래전부터 형제간의 세심하고도 배려심이 가득한 따듯한 명절 분위기를 만들어 보세....가 가족 모임의 본질과는 하등 관계없는 단체 딸딸이라고는 눈치 까고 있었기 때문에, 배째라 시바 색히들아 라고 고성방가 해 버리고 혼자 살고 싶.었.으.나, 대한민국 땅에 발 붙이고 살고 있는 동시에, 향후 내 밥그릇에 일조 할 만한 잠재 고객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고 - 식구가 좀 많다 - 어차피 일년에 한 두번 보는거 사서 욕 쳐먹을 없지 않겠냐라는 의식 때문에 목구멍으로 욕지거리 꿀꺽 삼키고 돌아 서게 되는게 벌써 32년째다.
오늘도 역시나 혼자서 울화를 삼켜가며 올림픽 대교를 넘어가다가 왜 이러고 사니...라고 중얼거렸다.

인생 참 존나게 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