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에 겨워 칭얼거리는 아기를 안아서 재우는 것은 육체적인 - 특히, 어깨와 허리에 - 부담이 수반되지만 몹시 뿌듯하다. 특히나 딸의 경우에는 - 물론 아들을 육아해 본 경험이 없긴 하지만 - 어깨부근에 착 안기는 느낌때문에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어깨에 침을 잔뜩 묻혀가며 새근거리며 잠든 아기는 본능 - 그저 먹고, 자고, 싸는 - 에 충실할 뿐이지 어깨와 허리에 부담가며 안아주고 있는 생물학적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같은건 없겠지. 아무튼 잘자고 잘먹고 잘싸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뭐 그렇다.

칼같이 퇴근하고 귀가해서 씻고 저녁식사하고 육아에 도움을 준다고 해봤자 고작 두어시간 남짓. 그나마도 매일같이 일찍 귀가해서 육아도우미를 맡아서 하는 상황도 아니다. 하지만 꽤 피곤하다. 하루종일 아기에게 집중해줘야하는 일은 - 모성애니 뭐니 하는 요소는 다 차치하고 - 꽤 고단할꺼다.

간만에 이른 시간 귀가하는 김에 아내가 좋아하는 초밥을 잔뜩 사가지고 와서 오붓하게 먹어보고자 하던 계획은 아기가 울어제껴주시는 바람에 나 반먹고 아기안고 어르고, 아내가 나머지 반을 먹는 시간차 공격 수준으로 끝나버렸지만, 아내도 만족스럽게 식사를 한 듯하고 그 와중에 아기도 엄마 젖을 만족스럽게 드신후 주무시고들 계신다.

두 여인이 잠든 시간. 얼마전에 끝난 하얀 거탑 사운드트랙 인코딩 걸어놓고 타이핑하고 있자니 기분이 좀 묘하다.

오늘의 사건은 역시나... 대충 작년 연말부터 업계에 돌던 소문도 있었긴 했지만, 경제신문에 현 직장의 인수합병설 기사가 떴다는 정도랄까.